울적합니다 ㅋㅋ (장문의 글입니다 렉이 걸리실지도..)(20)

Views : 2,497 2023-05-19 07:15
자유게시판 127542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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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살고있는 한국인입니다…
년차로는 곧 5년차구요..
내장사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냥 넋두리 글이라 주저리 주저리 써볼게요..
술마시고 쓰는 글 아닙니다 ㅋㅋ

좀 길어질지도요…
얘기할 곳이 없네요ㅎㅎ..

필리핀에 오게 된 계기는
워낙 한국사람들이 많이 놀러가길래 와봤습니다

이 나라에 약 한달정도 살면서 놀아보니
눈치보며 치열하게 살던 한국의 내 모습이 아니라
온전한 나, 진정한 나의 모습이 나오더라구요..

한국에선 이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게 많았는데
필에서는 가장 자연스레 웃고 가장 자연스레 행동한 것 같아요 남 눈치안보고..
그리고 한국사람이란 이유만으로 어딜가나 환영받고 주목받는 것도 좋았었네요

귀국 후, 몇 달 있다가 짐싸들고 필리핀에 무작정 왔습니다
사업이란거 해보고 싶었거든요. 아, 일하던 곳에는 사표던지고요.. ㅋㅋ

아무것도 모르니깐
그냥 필리핀 친구 이름으로다가 사업자를 냈습니다

사업하기엔 턱없이 모자랐지만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넣고
돈 한 푼도 없던 저는(이것저것 하다가 많이 날렸습니다)
뭐, 한국에서 나름 괜찮게 살았었는지,
주변에 돈 빌리러 다녔는데
한국에서 음식점 차릴만한 돈을 빌렸습니다..

그 친구가 가진 돈, 제가 빌린 돈 전부 다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냐… 잘 됐습니다..

그 친구나 저나
한국 대기업 월급보다 더 가져갔고
그 돈으로 다시 투자하고…

투자 지분으로만 보면 9:1은 될겁니다..
그래도 수익금은 반반이였어요.

왜 반반이냐 하시겠지만
저는 이 친구 덕에 돈도 벌고 있고…
솔직히 일도 저보다 훨 많이하고요..

이놈이 원래 지 사업해서 살던 놈이라 (한국인 평균월급 보다는 좀 적었음)
필 기준으론 잘 버는거니 좀 마야방 이였어요
한국분들 들으시면 웃으시겠지만요… ㅋㅋ
그래서그런지 버는 족족 써댔고..

저는… 음.. 저도 많이 써서 할 말은 없네요… ㅋㅋ
그래도 대부분은 재투자를 했습니다

근데 슬슬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사업이란게 항상 상승곡선일 수가 없잖아요?
이런저런 이유로해서 힘든 시기가 저희한테도 왔습니다..

달에 나가는 돈은 큰데
수입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모든 소매상이 다 그렇듯,
물건이나 재료사는 원금은 두고 수익금으로만 생활을 해야하는데
원금을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매장세, 관리비, 식비, 직원 월급에 제 빚 + 이 친구나 제 씀씀이 하니깐
어후… 원금이 정말 빨리 사라지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자주 다퉜습니다.
니가 맞니 내가 맞니 하면서요..

근데 동업이란거,
가족끼리도 하지말라 하잖아요?
저는 몰랐죠 왜그런지.. ㅋㅋ

이 친구가 돈이 없다보니 손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냅뒀습니다.. 이 놈은 이게 없으면 못먹고 사니깐요..

근데 점점 금액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언성 높이고 이런건 전혀 없었지만
그거 횡령이다.. 하면서 얘기했습니다

그리곤 점점 자주 싸우게 됐어요
한바탕 크게 싸우고 어느 날, 이 놈이 저보고 나가랍니다..

제가 한게 뭐녜요.. 돈 더넣은거 말고 없지않냐..
일은 자기가 더 많이 했으니 지꺼랍니다..
사업체는 본인 명의로 되어 있겠다, 동업자는 외국인이겠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가 싸우니 제가 점점 미워졌겠죠..

그 친구놈이 일 많이한거 인정합니다.. 근데
끝내더라도 좋게 끝내야하는건데,
혹여나 제가 사업체 가져가려고하면
셋업해서 한국으로 쫓아낸답니다.. ㅋㅋ
저한테 직접한건 아니고 지 친구들한테 그랬다네요..

이 단순한 필리핀 사람들은 뭔 일이냐고 저한테 와서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했는지 설명해주고요… ㅋㅋ

(한국에서도 친구끼리 싸우면
서로 죽이녜 마녜, 찢어죽인다 발라버린다 등등 하잖아요?
이 친구가 뒷배가 있지만
저도 그동안 놀기만한게 아니라서 좀 있거든요..
그래서 저 말을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그냥 설명하고 싶었어요.. 너무 비참해 보이잖아요.. ㅋㅋ)

뭐 어쨌든…네.. 빚을 다갚지도 못했는데 쫓겨났어요 하하
어쩌겠습니까, 그 친구 이름으로 다했는데요..

그치만 갈 땐 가더라도 한마디 했습니다

”니 놈 다해라~“ ㅋㅋ

외국 나와서 사업한다고 깝치다가 얻은거라곤
한국 평균연봉 몇배의 빚과 마음의 상처 뿐이네요

시작할 때는 같이 갚자던 빚이
지금은 저 혼자만의 빚이 되었습니다.. ㅋㅋ

그리고 필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밝고 긍정적이였는데
이것도 제 앞에서만 그랬던거였죠.. ㅋㅋ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애가 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잘생겨서x , 한국인이라서o)
제 주변 사람들한테 유언비어로 제가 아주 쓰레기에 못된 놈으로 만들고..

어느 모임을 가도 항상 환영받곤 했는데
돈 안쓰는 순간부터는 그냥 꼬리봇에 왈랑 꾸엔타(쓸모없는) 한국인으로 만들고..

한국에서도 이런 것들 때문에 친한 친구가 한두명 뿐이였는데
또 반복됐네요… ㅋㅋ
(필분들을 욕하는게 아닙니다 제 처지를 설명한겁니다)

필리핀 오기 전에는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누가 사업한다면 제발 관리자로 와달라하고 그랬는데요
이거 해볼거라고 다 거절했었네요 ㅋㅋ

후회하냐 물어보신다면… 후회 안합니다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미리 예방할 수 있었는데..

그 친구를 원망하냐 물어보신다면… 원망 안합니다
다만 안타까울 뿐입니다
조금만 욕심을 버렸더라면.. 조금만 더 해봤더라면..

이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가족도 모르고.. 친구들도 모르고..

가족한테 얘기하면 너무 슬퍼하고 가여워 하실까봐 얘기 안했구요
친구한테 얘기하면 이것을 무기삼아 언젠가 제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어서 얘기 안했네요

영원한 적은 없고 영원한 아군도 없다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점점 사람이 고독해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려나요? 하하

아, 이 일은 꽤 지난 일입니다

그동안 혼자 삭히고 묵혀뒀지만
조금 전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한바탕 하고나니… 정말정말 울적합니다..
제가 술은 잘 못해서 여기다 하소연 하듯 썼는데 좀 낫네요..ㅎㅎ

이 스토리의 뒷이야기를 마저 하고싶지만
잠깐 필녀 여자친구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음.. 너무 장문이 될 것 같아서 한 번 끊어가겠습니다.. ㅎㅎ


-


혹시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필고에서 많은 정보도 얻고
유치한걸로 다투시는 분들을 보며
힘든 시기에 미소도 자주 지었습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고향 떠나 같은 땅에서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계시단걸 알기에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제 나이는.. 제 조카들이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제 글이 인생 선배님들 눈에는
건방져 보일 수도 있고
별 것도 아닌걸로 난리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필리핀에 이런 놈도 사는구나 하고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궁금하실 분은 없겠지만
나중에 필녀 여자친구와 뒷이야기를 마저 해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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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킹 [쪽지 보내기] 2023-05-19 07:49 No. 1275425724
다음글도 기대합니다
영원한 적은 없고 영원한 아군도 없다 와닿네요
로아킨@네이버-20 [쪽지 보내기] 2023-05-19 08:05 No. 1275425725
차라리 원망하시고 털 수 있으면 털어버리세요 제도(법)보다는 사람을 믿으셨던거 같은데 현실은 녹록치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성공하신 경험이 있으니 다시 재기도 가능하시리라 봅니다.
자유시간. [쪽지 보내기] 2023-05-19 09:24 No. 1275425734
동업하지 말라고 그렇게 사람들이 말하는데도 동업해서 망한건 솔찍히... 망해도 싸다... 입니다.
3a97ae [쪽지 보내기] 2023-05-19 09:34 No. 1275425737
Deleted ... !
b386b9 [쪽지 보내기] 2023-05-19 22:55 No. 1275425915
@ 3a97ae 님에게...
셋째 :필리핀에서
필리핀 사람하고 안엮이고도 비즈니스하며 십수년 이상 잘만 살수 있습니다. 왜 그들과 꼭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하죠?
신풍노호 [쪽지 보내기] 2023-05-19 09:42 No. 1275425738
고생 많으십니다..
Quezon City
검찰청 대표전화 국번없이 1301
육남매 [쪽지 보내기] 2023-05-19 10:12 No. 1275425746
여기에라도 털어 놓으셔서, 마음속에 있는 응어리가 약간이라도 풀렸기를 바래봅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쉬었다가 또 다시 도전을 해야겠죠. 사업 실패, 인간관계 실패 누구나 다 겪는거라 생각하고, 투지를 꺽지 않으셨으면 해요.
힘내세요.
19df29 [쪽지 보내기] 2023-05-19 10:19 No. 1275425757
다들 몇번의 죽을고비를 넘기면서 악착같이 버티고 있읍죠
테오 사이러스 [쪽지 보내기] 2023-05-19 11:02 No. 1275425771
안타깝네요.

필리핀에서 같은 한국 사람 믿지 말라고 하는데 필리핀 사람도 결국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인, 필리핀인 모두 믿지 않으면 결국 여기서 뭘 할수 있을까요?
어렵네요.

부디 힘내시고 앞으로 일이 잘 되시길 빕니다.
jsaminkim [쪽지 보내기] 2023-05-19 11:09 No. 1275425773
처음 필리핀에 왔을때 피노이들의 밝은 미소가 항상 행복을 줬었죠...

지금은??

필리핀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보게 되는 피노이들의 미소는...

흡사 '악마의 미소??' 너무 표현이 과한가요??

그냥 자본주의 미소라고 하는게 낫겠네요

그 미소 뒤엔 항상 뭔가가 있는듯한 ㅎㅎㅎㅎ

아이 c ... 나 원래 착했는데 ... 필리핀에 너무 오래 살았나보네요 ㅋㅋㅋㅋ

죄다 negative 하게 보여요 ㅎㅎㅎㅎ
테오 사이러스 [쪽지 보내기] 2023-05-19 11:44 No. 1275425786
@ jsaminkim 님에게...
저하고 똑같은 상황이시네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필리핀 사람들을 이해할려고 생각해보니 이들은 정말 순수하게 감정의 결정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그들이 단순하게 돈만 바라본다고 하면 또 꼭 그렇지는 않거든요. 필리핀인들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기적인 행태와 염치없는 처신은 꼭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라 상황, 친분, 애정, 연민, 주변의 인간관계 등등등 아주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더라구요.

아주 이기적인데 그게 또 그렇게 계산적이지는 않더라, 뭐 이런 느낌.

자기 체면과 자존심은 그렇게 지키면서 염치는 없고, 사랑은 넘치는데 정은 없고, 착한데 이기적이고, 앞에서는 그렇게 친한데 뒤에서는 왜 그렇게 뒷다마를 많이 하는지 등등
진짜 이런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한국인 입장에서 필리핀 사람들 모르겠습니다.
하느리 [쪽지 보내기] 2023-05-19 13:19 No. 1275425816
마음이 아프시겠네요
돈은 나중에 벌면 되지만
친구에 배신을 당해서
에ㅡㅡㅡ그
시람이 먼죄가 있겠써요
없는 돈이 죄지
그래도 친구가 같이 어려움을 넘겼쓰면 좋아을텐데
필에서 이런일이 많아요
잘되면 좋은데
안되면 문제가 생기죠
힘 내셔요
큐큐큐 [쪽지 보내기] 2023-05-19 17:57 No. 1275425857
생생한 경험담에 교훈이 있네요. 힘내세요.
JSB@카카오톡-16 [쪽지 보내기] 2023-05-20 11:07 No. 1275425980

희노애락이 다 담겼네요
동업이란게 정말 쉬운게 아닌듯 합니다
특히나 전재산을 걸고 하는 것이라면요.
애초 공증을 받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아직 젊은듯 하니 실패를 교훈 삼아서
다시 성공하시길 응원할게요
YoutobeBiz [쪽지 보내기] 2023-05-20 14:22 No. 1275426003
힘내세요 화이팅 ^^

필리핀에서 살면서 가장 좋은게 남의 눈치 안보고 사는게 너무 좋더라구요 ^^
Batura [쪽지 보내기] 2023-05-21 01:54 No. 1275426182
수업료 하바드급으로 지불했으니 다음엔 성공할겁니다. 님 나이에선 크게 벌수록 크게 망합니다.

좋은경험하셨으니 용기 잃지마시고 건승하세요. 이정도 글 솜씨면 굶지않습니다. 화이팅!
오늘부터우리는 [쪽지 보내기] 2023-05-21 04:05 No. 1275426195
모든사람들이 똑같은 경험을 할순 없지만 각자 그만한 힘든 여건들은 다들 견뎌보셨기에 필리핀에 거주하며 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큰 시련이와도 버티고 버티는게 삶인거 같네요.
e19b58 [쪽지 보내기] 2023-05-21 05:34 No. 1275426202
사업은 무슨사업을 하셨나요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사시나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시네요
2탄 기다릴게요
e19b58 [쪽지 보내기] 2023-05-21 05:48 No. 1275426204
저도 한국에서 동업하여
많은스트레스와 손해를 본사람입니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시고
다음엔 반드시 혼자하시면
성공하시리라 믿읍니다
사람이 너무확실한것만 할려해도
성공못합니다
그럴수도 없구요
충분한 능력이 있으신것같아요
실럭말입니다
성공하시리라 믿읍니다
특별출현 [쪽지 보내기] 2023-05-22 23:02 No. 1275426626
그런걸 경험이라고 하는거죠. 그 경험 때문에 앞으로 일들에 대해서 더 성장한다면, 과거의 경험덕분일 겁니다. 힘내시고 화이팅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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